행복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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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 2016-06-15
기 고 자 감사나눔신문
발행호수 154

전국감사자랑

육군3공병여단 125부대 편

인터뷰 
“左감사 右독서로 내 인생을 바꿨습니다”
 ‘100일 동안 100감사 쓰기’ 목표 달성 한알찬 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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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에서 문제를 일으켜 징계 3회, 영창 2회 등의 오점을 남겼던 한 병사가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싶다며 ‘100일 동안 하루 100가지 감사 쓰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약 두 달 전에 본지 편집국으로 들어온 제보였다. 그 100일의 도전이 끝나는 날이 5월 14일이라는 말과 함께. 100일 100감 달성 사흘 전인 지난 5월 11일 기자는 강원도 인제로 찾아가 주인공 한알찬 병장을 직접 만났다.


고민 끝 해답의 실마리 찾아
“제 인생을 바꾸기 위해 시도한 동계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사합니다. 감사와 독서로 마음의 평화를 얻었고, 새로운 출발 의지도 다졌습니다.” 

한알찬 병장은 100일 동안 100감사 쓰기를 통하여 10000감사 쓰기에 도전했고, 에리히 프롬의 저서 ‘사랑의 기술’과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 읽기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굵직해진 감사노트와 여러 번 반복해 읽어서 너덜너덜해진 두 권의 책을 가지고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한알찬 병장이 몇 차례 반복해 읽었다는 ‘사랑의 기술’을 펼쳐보았다. 곳곳에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적은 깨알 같은 글씨가 적혀 있었고, 굵은 밑줄을 그어 강조한 부분도 매우 많았다. 다음은 그 중의 몇 대목이다.  

“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원칙에 따른다.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랑의 능동적 성격은, 준다고 하는 요소 외에도, 언제나 모든 사랑의 형태에 공통된 어떤 기본적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분명해진다. 이러한 요소들은 보호, 책임, 존경, 지식 등이다.”

“내가 독립을 성취할 때에만, 다시 말하면 목발 없이, 곧 남을 지배하거나 착취하지 않아도 서서 걸을 수 있을 때에만 존경이 가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존경은 오직 자유를 바탕으로 해서 성립될 수 있다.”

“나 자신의 자아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의 사랑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자신의 생명, 행복, 성장, 자유에 대한 긍정’은 ‘우리 자신의 사랑의 능력’, 곧 보호, 존경, 책임, 지식에 근원이 있다. 만일 어떤 개인이 생산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그는 자기 자신도 사랑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의 책에서 무엇을 얻었나?
“성숙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자유와 독립은 왜 필요한가, 나 자신을 스스로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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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과의 약속과 싸움

-100일 100감 목표일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 현재 심정은?

“저 자신에게 ‘알찬아, 조금만 더 힘내자’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제대로 해야죠.”


-100일 동안 100감사 쓰기를 결심한 계기는?
“마지막 징계를 받고 나서 ‘더 이상 실수하지 말자’, ‘완전히 새로운 한알찬으로 다시 태어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변화를 결단한 상황에서 강경일 대대장님이 ‘100일 100감에 도전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주셨습니다. 이왕에 할 것이라면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100일 100감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었습니다.” 

-이 도전을 통해 가장 간절하게 얻고 싶었던 것은?
“나 자신을 믿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야 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기 위하여 ‘나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왜 2번이나 영창을 가고, 3번이나 징계를 받았나?
“군대는 본인이 싫어도 타인과 부대껴 지내야 하는 공간인데, 동기들과 관계를 맺을 때 첫 단추를 잘못 꿰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 친구와 이별하면서 충격을 받았고, 모든 것이 싫어졌습니다. 한순간에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자 나 자신이 너무나 작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어려운 상황이 닥쳐와도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인내하지 못하고 즉자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100감사는 주로 언제 썼나?
“평소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썼습니다. 미처 못다 쓴 나머지는 취침을 앞두고 주어지는 자유 시간인 개인 정비 시간에 썼습니다. 때로는 100가지 감사를 채우기 위해 잠자는 시간을 쪼개기도 했습니다.”


-100감사 내용은?
“군대 생활이 단조롭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맑아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시원해서 감사합니다’ 식으로 말이지요. 약간의 변칙일 수도 있지만 ‘행운의 7이 두 번이나 겹쳐 있는 77번까지 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고 쓴 적도 있습니다. 때로는 힘들었던 것들을 적고 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하기도 했습니다.”


-밀린 적은 없었나요?
“솔직히 고백하면 3~4회 정도 밀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기에 곧바로 만회하고 페이스를 찾았습니다.”


싫은 것도 품는 게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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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었던 고비는?
“감사하기 싫을 때와 감사가 나오지 않을 때였습니다. 돌아보면 감사 쓰기에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 한 줌의 용기도 내기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낮의 힘든 근무 때문에 몸까지 피곤해지면 감사거리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 그런 어려운 고비가 왔을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가장 가슴 벅찼던 순간은? 
“병장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후임에게 싫은 소리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표현을 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충동을 이겨내고 약간 시간이 흐른 뒤에 해야 할 소리를 온전히 전달하면서도 ‘내가 너를 무척 아낀다’는 마음을 보여주었을 때 희열을 느꼈습니다. 감사 쓰기를 통해 나의 의지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몇 차례 찾아온 고비 때마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나갈 수 있었을 때 가슴이 벅찼습니다.”  


-주변의 도움은?
“대대장님이 끝까지 저를 믿어주셨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제가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는 장교와 부사관 등 간부님들의 사랑과 격려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를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현재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나 자신을 내던질 수 있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사실 과거의 모든 문제는 감사할 용기가 없었던 나에게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 온전히 나 자신을 내던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의 감사 실천 계획은?
“저를 낳아주고 키워주신 부모님 한 분 한 분에게 100감사를 쓰고 싶습니다. 학창시절부터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표현하겠습니다. 이제는 떠나간 여자 친구에게도 담담한 마음으로 감사편지를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의 단어로 감사의 정의를 내린다면?
“나에게 감사는 ‘용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을 내던질 용기가 없다면 나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싫은 것까지 포함해 모든 것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해결의 단서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방황’ 끝에 ‘방향’ 찾다

한알찬 병장은 군대에서 방황을 하다가 좌(左)감사, 우(右)독서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사람은 방황을 해봐야 새로운 방향을 찾을 수 있고, 벼랑 끝에 서봐야 날개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한 병장의 군 복무 기간이 그런 비상을 위한 시간이었길 바란다. 인터뷰를 마친 한 병장이 감사노트와 두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사랑의 기술’ 맨 앞에는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다. 16세기 유럽의 의사이자 연금술사인 파라켈수스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는 아무것도 사랑하지 못한다.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자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자는 무가치하다. 그러나 이해하는 자는 또한 사랑하고 주목하고 파악한다…한 사물에 대한 고유한 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랑은 더욱더 위대하다…모든 열매가 딸기와 동시에 익는다고 상상하는 자는 포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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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알찬 병장의 ‘10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알찬아.
지금 나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 이유는 너도 잘 알지?
나 자신에게 져서 또다시 포기하고 다른 것에 의존한다면 너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잖아.
안주하지 않고 용기를 갖고 나 자신을 던질 거야. 차갑게 늙어서 죽는 것보단 가슴 뜨겁게 사는 게 더 행복할 것 같다.
10년 후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나에게
- 알찬이가


인제=정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