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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도 파트장은 고재인 부장에게 “선배로서 솔선수범의 모범을 보여주어 감사합니다”라고 감사카드에 썼다.
   
▲ 조윤식 대리는 김지면 과장에게 “간부와 사원의 중간에서 균형 있는 조율을 해주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에서는 최근 운반선PM(조선PM2)의 특별한 감사나눔 활동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동료 얼굴 그려주기 & 5감사 전달’ 이벤트다. 동료의 얼굴을 그려주고 5감사 메시지를 전달하다 보니 애틋한 동료애가 생겨났다고 한다. 지난 11월 3일 운반선PM 직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운반선PM은 업무 특성상 팀원들이 서로 얼굴 볼 기회가 적다. 월간회의가 아닌 다음에는 전체가 모이는 경우도 드물다. 그렇다 보니 친한 사람들끼리만 어울리고 친하지 않은 사람과는 접촉할 기회가 없었다. 서로 얼굴을 봐야 감사나눔 활동도 하는데 친해질 기회가 없으니 감사나눔 활동을 하기도 어려웠다.

김종윤 사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감사리더로서 어떤 감사나눔 활동을 해야 할지 몰라 고심했다. 김 사원은 신입사원들을 모아 아이디어 회의를 시작했고, 그 와중에 서로 동료의 얼굴을 그리는 이벤트를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동료에게 관심을 갖고 얼굴을 바라보자는 것이 취지였다. 처음에는 자신의 형편없는 그림 실력을 핑계로 참여를 주저했던 이들도 다른 이의 그림을 보며 하나둘 펜을 들기 시작했다.

50명의 팀원 가운데 본인이 누구의 얼굴을 그리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제비뽑기로 상대가 정해졌기 때문이다. 그 중에는 평소 한 번도 말을 주고받은 적이 없는 동료의 얼굴을 그려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직원들은 마치 짝사랑하는 사람을 훔쳐보듯 틈틈이 동료의 모습을 관찰하거나 몇 번이나 사진을 바라보며 동료의 얼굴을 완성해 나갔다.

“동료의 얼굴을 자세히 보다 보니 잘생긴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김종윤 사원), “예쁘게 그려주기 위해 좋은 점을 찾았지요. 상대를 깊이 생각하다 보니 상대의 장점까지 보게 되더라고요.”(한동한 차장)
서로의 얼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긴 친근감은 자연스레 속 깊은 대화로 이어졌다. 신입사원인 정대하 사원은 평소 말 한마디 주고받은 적 없는 다른 파트 사람의 얼굴을 그리게 됐다. 그림과 함께 5감사를 전달했을 때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듯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 퇴근 길 우연히 마주치는 날이면 농담까지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신은석 사원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파트의 외국인 직원에게 얼굴 그림을 전달하면서 자연스레 말문을 트게 되었다.

이벤트에 참여한 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서로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되고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동료에게 관심을 가짐으로써 소통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림을 받는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조윤식 사원은 다른 사람이 그린 자신의 얼굴을 통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본 나’를 보게 됐다고 했다. 타인의 시선으로 마주한 자신의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그러나 이러한 ‘낯섦’은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의 기회가 된다.   

삼성중공업인(人)으로 26년을 근무해온 한동한 차장에게 “근무하며 동료의 얼굴을 이렇게 오랫동안 바라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동료의 얼굴을 오랫동안 바라보는 첫 경험과 함께 한 차장은 마음 한 구석에서 미묘한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꼈다. 동료가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무심히 지나치던 동료의 얼굴에서 쓸쓸함을 보기도 한다. “무슨 일 있어?” 그냥 지나치지 못해 이내 한마디를 건네고야 만다. 그제야 동료는 혼자 짊어진 삶의 숙제를 털어 놓는다. 한참 동안 이야기를 늘어놓던 동료는 “누군가에게 실컷 말하니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해졌다”며 고마워했다.

사람의 얼굴에는 감정이 들어있다. 동료애가 생기니 동료의 마음을 살피게 되고 동료의 상황을 알게 되면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때문에 마음을 살피지 못하고 상황의 잘잘못을 따지다보면 결국 상대를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동료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은 결국 동료의 마음을 살피고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