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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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 2016-08-01
기 고 자 김서정 기자
발행호수 157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여름이 좋다!”
올 여름 나만의 추천도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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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표어가 있다. 표어(標語)는 “주의, 주장, 강령 따위를 간결하게 나타낸 짧은 어구”를 일컫는다. 즉, 계도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이 표어다. 굳이 덧붙이자면, 사회에 꼭 필요한데 사람들이 잘 이행하지 않아 꼭 했으면 하는 바람을 누군가 담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주로 국가인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의 경우에는 출판업자들의 하소연이 더 강력하게 작용했다는 말이 있다. 가을이 되면 온갖 스포츠가 마무리되는 시점이고, 산으로 들로 여행을 떠나기도 바빠 책 따위는 거들떠보기도 힘드니, 가장 곤란을 겪는 사람들은 바로 출판업자들이기 때문이다.

위의 말이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가을이 되면 서점 매출은 줄어든다. 바람도 선선하고 햇볕도 적당해 몸이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책을 읽으면 생각도 깊어질 것 같은데 의외로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은 책읽기보다 본능적으로 즐거움을 안겨주는 놀이가 행복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언제 책을 많이 읽을까? 여름이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등짝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는 무더위에 잘 적응하려면 동작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누워서 텔레비전만 볼 수는 없다. 이 극장 저 극장 옮겨 다니며 영화만 볼 수도 없다. 우리 뇌는 가끔 능동적 읽기를 해주어야 삶의 활력소가 발생하고, 그것이 악조건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상황 극복을 위해서는 적극적 사고가 필요하고, 거기에 최적의 도구가 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명망 있는 개인은 물론 여러 단체에서 ‘휴가철 추천도서’를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이를 거의 모든 언론에서 한 번쯤은 다루어준다. 올 여름 한 권의 책 정도는 꼭 읽어야겠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책 골라주는 남자’로 요즘 가장 인기가 높은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다. 본인 자신이 소문난 독서광인 게이츠는 올해도 ‘이번 여름 무인도에 혼자 난파된다면 가지고 갈 책 10권’을 뉴욕타임스에 짤막한 서평과 함께 실었다.

먼저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피엔스’가 눈에 들어온다. 게이츠는 이 책에 대해 “단 400쪽(영문판)에 인류 전체의 역사를 말하는, 벅찬 도전을 떠맡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라리의 일부 주장, 특히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삶이 더 나았다’에 대해 동의하지 않지만 우리 종의 역사와 미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다음으로, 스티븐 핑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쓴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이다. “인간은 폭력성과 어떻게 싸워 왔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국내 번역판으로 1406쪽이다. 한여름 내내 읽어야 할지도 모르는 이 책에 대해 게이츠는 “인간의 선한 본성과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책은 나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존 브룩스가 1969년 출간한 ‘경영의 모험’ 대해선 “저자의 통찰은 시대를 넘어서는 것으로 위대한 회사를 경영하는 법칙은 바뀌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미국 문학 고전 ‘위대한 개츠비’, 자녀 교육서인 포스터 클라인의 ‘사랑과 원칙이 있는 자녀교육’ 등도 추천했다.

국내 독서교육 전문기관 고려아카데미컨설팅도 2016년 휴가철 ‘세대공감(世代共感)’ 추천도서 16권을 공개했다. 20~50대까지 세대별로 나눠 ‘Restart-재도약’, ‘Refresh-재충전’이라는 두 가지 관점으로 구분한 게 특징이다.

Restart 관점에서 20대에게는 ‘창발(創發)’-창조적으로 지속 성장하는 인간상을 제시하고자 ‘오리지널스’, ‘지속하는 힘’을 선정했다. 이어 30대에게는 ‘도전(挑戰)’-끊임없이 도전하여 전문화를 꾀하는 인간상을 보여준다는 목적으로 ‘결심중독’, ‘1만 시간의 재발견’을, 40대에게는 ‘주책(籌策)’-발전적으로 리드하고 최선의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인간상이 담겨 있는 ‘리더의 그릇’과 ‘명견만리’를 추천도서로 제안했다. 50대에게는 ‘도리(道理)’-도덕적이며 합리적인 인간상을 지향한다는 목표 아래 ‘인간의 품격’, ‘하버드 행동심리학 강의’를 추천했다.

아울러 Refresh 관점에서 무한한 상상을 통한 미래 설계가 필요한 20대에게는 ‘상상해’라는 주제로 ‘제3인류 시리즈’와 ‘사피엔스’를 권했다. 30대에게는 ‘응원해’라는 주제 아래 지친 몸과 마음에 여유와 휴식을 줄 수 있는 도서로 ‘당신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보여요’,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를 추천했다. 40대의 재충전 주제로는 소소한 삶에서 사랑의 가치를 찾으라는 의미로 ‘사랑해’를 선정했다. 추천 도서는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김미경의 인생미답’ 이다. 50대를 위해서는 ‘행복해’라는 공감 메시지를 두고 도서를 구성했다. 추천도서로는 ‘법륜 스님의 행복’, ‘혼자 행복해지는 연습’ 이다.

이번 여름, 무엇을 참조하든 자신만의 추천도서를 만들어 깊은 독서의 세계로 들어가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