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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 2016-06-15
기 고 자 김서정
발행호수 154

“나눔은 밥 한 술 더 먹이려는 엄마의 마음입니다”
나눔에서 감사를 일으키는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 대표의 삶과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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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65일 ‘오병이어(五餠二魚)’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 있다. 그에게 나눔은 일상이고 일상이 나눔이다. 특별한 나눔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면 사적인 생활이 없어 지칠 법한데, 13년 동안 한결같다. 그가 최근에 낸 책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에 나오는 그의 소개를 들여다보자.

“서영남 : 노숙인을 위한 무료 식당 ‘민들레 국수집’ 대표. 1976년 천주교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25년간 수사로 살았다.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녔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형제들과 함께 살기도 했다. 그러다 2000년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수도복을 벗었다. 환속 후 출소자 공동체 ‘겨자씨의 집’을 만들어 출소자들과 지냈고, 2003년 4월 1일에는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그로부터 13년이 흐른 지금 민들레 국수집이 자리 잡고 있는 인천 화수동 고개는 나눔의 홀씨가 퍼져 ‘민들레 마을’을 이루고 있다. 민들레의 집 식구들이 서른 명이 넘고, 민들레꿈 공부방, 민들레꿈 어린이밥집, 민들레책들레 어린이도서관, 민들레희망센터, 민들레 진료소, 민들레 가게를 운영 중이다. 2013년 어르신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고, 2014년에는 필리핀으로 건너가 나보타스, 말라본, 칼로오칸 세 곳에 필리핀 민들레 국수집을 열었다.”

외견상 여러 삶을 산 것 같은 이력의 소유자인 서영남의 삶에서 특이점은 그의 나눔에서 많은 사람들이 ‘감사’를 일상에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를 보면, 크고 작은 일상의 나눔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감사의 기적도 스무 군데나 나온다. 가난과 외로움으로 절망 속에 살던 사람들이 따뜻한 밥 한 그릇에서 “고맙습니다”를 말하고, 거기에서부터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름이 정수 씨인 한 노숙자는 민들레 국수집을 찾아 밥 한 그릇을 먹고는 서영남 대표와 함께 커피를 마시면서 고단했던 과거를 털어놓았다. 열세 살부터 고깃배를 탄 정수 씨는 다리를 다쳤고, 그 뒤 술만 마시며 세월을 보냈다. 서영남 대표의 도움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고, 치료 뒤 어르신 민들레 국수집에서 자원봉사를 붙박이로 하면서 민들레 식구가 되었다.

그러한 정수 씨에게 하루는 서영남 대표가 이렇게 물었다. “요즘 지내는 게 어때요?”

얼굴에 살이 올라 뽀얘진 정수 씨가 이렇게 대답했다. “전에는 무엇을 해도 짜증이 나고 화가 났는데, 지금은 모든 것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처럼 나눔에서 감사를 일으키는 서영남 대표의 나눔 철학은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책에서 “나눔이란 겉보기에는 시혜나 동정과 같은 모습으로 보이지만 한 사람이 가져야 할 정당한 몫을 되돌려 주는 것입니다. 아기 엄마가 밥그릇을 들고 아기를 쫓아다니면서 밥 한 술 더 먹게 하려고 애를 씁니다. 아기가 한 입 먹어 주면 엄마가 참 좋아합니다. 여기 어디에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차이가 있습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아기 엄마가 아기에게 밥 한 술 더 먹이려고 애쓰는 그런 마음으로 사회복지를 하고 나눔을 실천해야 합니다. 밥 한 술이라도 더 먹이려고 아기를 쫓아다니는 엄마처럼, 마지못해 밥 한 술 더 먹어 주는 아기처럼 하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하게 됩니다”라고 말하는데, 그의 나눔 철학이 행복을 가져오게 하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행복의 밑바탕인 감사가 우러나오는 것 같다.

서영남 대표는 여느 나눔 단체와 구별되는 운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혹 아직도 민들레 국수집이 문을 닫지 않고 있는 노하우(?)이자 원칙이 아닐까?

“첫째로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로 예산을 얻기 위해서 프로그램 공모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로 부자들이 생색내는 돈은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넷째로 후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후원회 조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다만 착한 사람들의 후원은 기꺼이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운영되는 게 신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을 사는 그의 마음가짐에서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하고도 모자라면 저의 주머니를 털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돈이 없어서 문을 닫아야 한다면 민들레 국수집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문을 닫고 다른 일을 찾아볼 것입니다.”

일상이 나눔이고 나눔이 일상인 서영남 대표가 몸담고 있는 민들레 국수집은 법인이 아니고 미인가 시설이다. 그래서 연말 기부금 확인서를 발급할 수 없다. 후원자 이름과 후원 물품, 후원 총금액은 공지하되, 개인별 금액은 알리지 않는다. 그래도 나눔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많은 이들이 민들레 국수집과 함께하고 있다.

* 민들레 국수집 : (401-807) 인천광역시 동구 화도안로 5(화수동 266-61)
* 전화 : 032-764-8444, 핸드폰 : 010-4722-0349
* 농협 : 147-02-264772 서영남
* 필리핀 후원 :
농협 356-0592-0475-13 서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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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들은 민들레 국수집을 후원하고 응원하는 분들이 국수집 홈페이지(www.mindele.com)에 남긴 글입니다.(편집자 주)


“살면서 가장 많이 웃는 날이 민들레 국수집과 만나는 날입니다. 감동해서 웃고, 이제는 가족 같은 민들레 수사님을 만나서 반가워 웃고, VIP 손님들과 공통분모를 나누다 보니 또 웃지요. 이렇게 좋은 민들레 국수집이 있어서 감사합니다.”_홍미정 님

“세상을 편견으로 보았던 저의 시선을 부끄럽게 해준 민들레 공동체. 가장 낮은 자리로 흐르는 그 따뜻한 풍경 안에서 얼음 같던 편견이 녹았습니다.”_서장훈 님

“서영남 대표님의 진실한 삶이 너무나 아름다워 뜨거운 눈물이 고입니다. 닮고 싶습니다. 자꾸만 깊은 행복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_유재빈 님

“우리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가난한 이웃을 기쁘게 하는 것’임을 민들레 국수집에서 깨달았습니다. 주면 줄수록 신기하게 그 기쁨이 커지네요.”_김현아 님

“사랑은 서로의 짐을 져주는 것, 서로 가족이 되어 슬픔도 기쁨도 함께하는 것이라고, 민들레 국수집에서 많은 이웃들을 보며 배웁니다.”_한세영 님

“힘들고 지치고 괴로울 때마다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 풍경을 보며 힘을 내고 견뎠어요. 새해에도 많은 가르침을 주시길 기대합니다.”_채순 님

“작고 보잘것없는 곳에 숨겨 둔 희망을 민들레 국수집 일상 안에서 봅니다.”_조혜은 님

“민들레 국수집을 통해 저도 모르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서영남 대표님께서 일깨워 주셨습니다. ‘더불어’,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겠습니다.”_임요한 님

“뚜벅뚜벅 민들레 수사님이 걸은 길에서 세상을 보는 진솔한 눈과 오늘을 사는 자세를 배웁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대됩니다.”_미려 님

김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