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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자 2016-07-01
기 고 자 김서정
발행호수 155

“인간 스스로 훌륭한 지배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01년 7월 9일, 로버트 바이어드의 의회 연설 발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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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희망의 밥상’에서 제인 구달이 소개해놓은 연설문입니다. 오래전 글이지만, 그래도 우리의 밥상을 들여다보는 데 참고가 될 것 같아 옮겨놓습니다. (편집자 주)


가축에 대한 인간들의 비인도적인 행위는 널리 확산되고 있으며 또한 점점 더 야만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270kg이나 나가는 돼지가 ‘수태 상자’라는 이름의 60센티미터 폭의 비좁은 철제 우리 속에 갇혀서 자랍니다. 그 속에 한번 갇히면 불쌍한 동물은 돌아서지도, 편한 자세로 눕지도 못한 채 몇 달씩을 보냅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장식 사육장에서 사육되는 식용 송아지는 컴컴하고 비좁은 나무 상자 속에서 눕지도 못하고 제 몸을 긁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자랍니다. 이 동물들에게도 감정이 있습니다. 그들도 고통을 느낍니다. 사람이 아픔을 느끼듯이, 이 동물들도 아픔을 느낍니다. 달걀을 낳는 암탉들은 전지처럼 차곡차곡 쌓인 우리에 갇혀 있습니다. 제 날개조차 펴지 못하면서 오로지 달걀 낳는 기계로만 취급 받습니다.

지난 4월, ‘워싱턴 포스트’에는 미국 내 도축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가축에 대한 온갖 비인도적인 행위들이 상세히 보도된 바 있습니다. 23년 전에 제정된 미국 연방법에도 소와 돼지를 도살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의식을 잃게 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러한 법규가 항상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는 증거가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때로는 가축들이 아직 고통을 느끼는 상태에서 사지가 절단되거나 가죽이 벗겨지거나 끓는 물에 넣어지기도 합니다. 텍사스의 한 쇠고기 공장은 스물한 번에 걸쳐 동물 학대 행위를 저지른 것이 목격되었는데 그들은 살아 있는 소의 발굽을 잘라 내기도 하였습니다. 텍사스의 또 다른 공장에서는 스물네 번이나 법규를 위반했고 연방 정부의 공무원이 아홉 마리의 소가 산 채로 사슬에 묶여 허공에 매달려 있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오와의 한 돼지고기 가공 공장에서 비밀리에 촬영한 비디오에는 살아 있는 돼지가 비명을 지르고 발버둥을 치면서 끓는 물에 던져지는 장면도 담겨 있습니다. 돼지를 끓는 물에 담그는 이유는 가죽과 털을 부드럽게 해서 가죽을 벗기기 쉽게 하려는 것입니다.

본인도 돼지를 도살한 경험이 있습니다. 돼지를 뜨거운 물에 담가 본 적도 있습니다. 털을 깎기 쉽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그 돼지들은 모두 죽은 상태에서 뜨거운 물통에 들어갔습니다. 우리 법은 이 불쌍한 동물들이 어떠한 처리 과정을 겪기 전에 정신을 잃고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역겨움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인간의 식용으로 사육된 가축이라 할지라도 저항력도 방어력도 없는 동물들에 대한 야만적인 행위는 더더욱 용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러한 몰상식한 행위에는 악의가 숨어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확산되기 쉽고 또한 위험합니다. 무릇 문명화된 사회라면, 그 안에서 생명은 존중되어야 하며 인도적인 대접을 받아야만 합니다. ….

대통령 각하, 신은 우리에게 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는 권리를 주셨습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지배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신성한 임무를 저버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혐오스럽고 불쾌한 학대 행위로 신의 창조물들과 인간 자신들을 모독할 것이 아니라 훌륭한 지배자가 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